2012
(이렇게 스틸만 보면 재미있을 것 같지?)

이 말도 안되는 재난영화의 법칙을 한번 보시라. 일군의 과학자들은 2012년 지구가 멸망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대, 태양 흑점의 폭발로 튀어나온 뉴트리노가 지구 내부를 끓어오르게 만들어서 급속한 지각의 변동이 일어난단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 나도 모르겠다. 물리학적으로나 천문학적으로나 말이 안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하여간 롤랜드 머리히는 작정하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재난영화를 <2012>에 쓸어담았다. <대지진> <투모로우> <단테스 피크> <포세이돈 어드벤쳐>가 이 한편에 다 들어있다. 최신 기술로 만든 노아의 방주가 등장하는 클라이막스는 50년대 고전인 <세계가 충돌할 때>의 재현이다. 재난의 스펙터클은 꽤 괜찮다. 문제는 이 괜찮은 스펙터클이 딱 한번이라는 거다. 이미 인터넷으로 모조리 개된 초반 LA 침몰 장면말이다. 게다가 이 장면 역시 긴장감이라곤 손톱만큼도 없다(이후 옐로우스톤 분화와 에베레스트 해일 장면 같은건 이제 거의 기억도 나지 않는다). 시나리오는 네안데르탈인 지능으로 만든 <만 BC>에 비하면 적어도 크로마뇽인 정도는 된다. 다만 주인공 가족은 정말이지 정이 안가는 캐릭터들이다. 존 쿠색도 마찬가지다. <인디펜던스 데이>나 <투모로우>의 주인공들이 적어도 장엄한 자기 희생적 인류애를 보여주는데 반해 <2012>의 가족들은 희생자들을 하나하나 밟으며 살아남는 생존의 잔기술을 보여준다. 드디어 롤랜드 에머리히가 할리우드 영웅주의를 벗어나 소시민 리얼리즘을 성취한거냐고? 그럴리가 있겠는가. 이들은 그냥 짜증덩어리일 따름. 재난영화를 보다가 저 찌질한 주인공 가족 좀 어떻게 화산재에 묻어달라고 하늘에 빈건 또 처음이었다. 차라리 할리우드 영웅을 등장시키는게 백번 낫겠다.
by Damon | 2009/11/07 15:35 | 영화 | 트랙백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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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ㅎㅎ at 2009/11/07 16:19
뭔가...공포영화에서 지지리 말도 안듣고 혼자서 말도 안되게 어깃장 놓다가 남 죽이는 민폐 캐릭터-_-를 볼 때의 기분이 느껴집니..;
Commented by 네스틱 at 2009/11/07 16:31
'재난' 영화군요.
Commented by 언논 at 2009/11/07 18:46
최근 평가들을 보면 이 영화에 대한 기대치가 한 없이 떨어지네요.
Commented by 白月淚那 at 2009/11/07 20:14
드래곤볼이다

어쩌지? 그러다가 다 죽어

괜찮아 드래곤볼로 살리면 돼
Commented at 2009/11/07 20:2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사상 at 2009/11/07 21:14
뉴트리노에서 빵ㅋㅋㅋ
Commented by 오르프네 at 2009/11/07 21:27
존쿠삭이 원래 찌질이 끼가 조금....OTL
Commented by blue ribbon at 2009/11/07 21:52
뉴트리노 풉 그런걸로 멸망하는건가
판타지 영화네요.
Commented by NB세상 at 2009/11/07 22:04
그래서... 트레일러에도 사전 유출 금지 명령을 내렸었나 봅니다~^^
Commented by 시인 at 2009/11/07 22:22
이건 다운받아보라고 나온 물건이라 이거군.
Commented by HAUL at 2009/11/07 23:21
악 안돼!!! 흑 '적당히' 재밌다, 라고 말도 해주시라구욧.
나 이거 정말 엄청 어어어어어어어엄처어어어어어엉 기대하고 있어씀. -_ㅠ 흑
Commented by kei at 2009/11/08 07:40
존 쿠색땜에 보려고 했는데...;; 왜그랬을까요
Commented by 몽몽이 at 2009/11/08 13:02
뉴트리노가 그렇게 대량 방출되면 드디어 질량 측정이 가능한건가...
음 대업이 완성되는 셈이니 죽어도 그리 아쉽진 않겠군화...
Commented by 니야 at 2009/11/08 13:46
존 쿠색, 왜 출연했을까요. 흑흑.
Commented by catail at 2009/11/09 13:56
가끔 헛발을 디딜 때가 있는 거지 뭐
Commented at 2009/11/09 23:14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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