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주절주절
1. 홍대앞 프렌치 레스토랑 '불란서'에서 저녁을 먹었다. 닭가슴살 시저 샐러드, 새우와 생선 라비올리, 돼지고기 뱃살, 하우스 와인 두잔, 산딸기 샤벳과 크림 브륄레. 모두 만족스러웠다. 특히 라비올리는 내 식도락의 명예를 걸고 당당하게 권할 수 있다. 이집은 PD이자 영화배우인 백종학씨가 운영하는 곳인데 메인 셰프는 고든 램지의 레스토랑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훈남(한겨레신문 기사- 프렌치 레스토랑을 동네 밥집처럼!)! 이 집의 좋은 점은 쓸모없이 과장된 인테리어나 가격에 압사당하지 않고 멋진 퀄러티의 음식을 소박하게 즐길 수 있다는 거다. 저 위의 모든 음식을 실컷 먹고도 6만원.

2. MUJI에서 카펫, 수납함 등등을 샀고 화분도 두개나 샀다. 기십만원 깨졌는데 화분은 아마도 한달안에 담배연기에 병들어 죽을지도 모른다. 이번 주말 쇼핑의 최대수확은 오랫동안 사고싶었던 푹신소파를 마침내 내 손안에 넣었다는 거다. 포지션에 맞게 변형되는 이 아름다운 물건은 오랫동안 내 원룸의 최대약점이었던 "DVD 감상 최적 자세의 총제적 부재상태"를 완벽하게 제거해줄 듯 하다. 이러다가 완전한 카우치 포테이토 되는게 아닌가 몰라.

3. 근데 난 연애가 진짜로 하고 싶은걸까? 누군가를 만날 기회가 생길때마다 "뱃살만 좀 더 빼고" "일이 너무 많으니 다음달부터" "집부터 조금 넓은데로 옮기고 나서" 등등의 오만가지 구실을 머릿속으로 창조하며 피해다니고 있다. 이거. 병이다.

4. 브라이언 드 팔마의 영화를 두편 봤다. <전율의 텔레파시>와 <옵세션>. 이 사람 영화는 시대를 먹어도 그대로다. 적어도 나에게 드 팔마의 재미없는 영화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재미없는 드 팔마의 영화가 딱 두 편 있을 뿐이다. <허영의 불꽃>과 <블랙 달리아>.

5. 이베이에서 주문한 DVD가 마침내 도착했다. <로스트 인 트렌슬레이션> 스페셜 에디션, 마리오 바바의 <댄저! 디아볼릭>, 70년대 SF영화 <사일런트 러닝>, 로만 코플라와 안젤라 린드발의 'CQ', 그리고 <메이>의 감독인 럭키 맥키가 개인적으로 권해줬던 마이크 니콜스의 <돌고래의 날들>이다. 마지막 영화에 대한 맥키의 조언. "꼭 봐야해. 조지 C 스콧이 돌고래한테 언어를 가르치는 과학자로 나오는데 말이야. 돌고래들을 훔치려는 정부 단체와 혈혈단신 싸우지. 장난 아니야. 진짜 웃겨. 컬트중에 컬트야. <졸업> 만들고 몇년 뒤에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는게 믿기질 않아. 한국에서는 못 구할텐데 그래도 구해봐". 그래서 구했다. 다음 주말에 봐야지. 다음주쯤이면 두편의 장 폴 벨몽도 영화가 도착하겠군. <리오에서 온 사나이>가 도착할 걸 생각하니 아랫배가 울렁거린다. 게다가 알랭 들롱과 벨몽도가 클래식카를 타고 앞을 노려보고 있는 <불사리노>의 대형 포스터도 이베이로 구입. 아아.


이런 DVD를 볼때마다, 작은 집이지만 사람들 모아서 맥주 퍼마시며 낄낄거리면서 같이 감상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기는 하다.

5. 야밤에 너무 잠이 안와서 이베이로 포스터를 대량 지르고 말았다. 리스트는 아래와 같다.
클릭해서 보시길

먼저 <시계태엽오렌지> 포스터.
트뤼포 감독, 드뇌브와 벨몽도 주연의 <미시시피 머메이드> 포스터.
예전부터 너무 사고 싶었던 <그루브> 포스터.
전설적인 67년도 서핑영화 <영원한 여름> 포스터.

그러나 무엇보다도 압권은

일본판 <로스트 인 트렌슬레이션> 포스터. 무려 스칼렛 요한슨의 핑크색 팬티라니. 음탕하고도 아름답도다!
by Damon | 2007/08/27 02:59 | bla bla | 트랙백(1) | 덧글(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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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7/08/27 04:0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7/08/27 04:3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Damon at 2007/08/27 04:45
비공개/ flirty해서 좋아요. 꺄륵. 좋은 꿈 꾸세요. :-D
Commented by fantastic at 2007/08/27 04:56
아 백만불짜리 엉덩이를 벽에 걸고 사시겠어요. ㅋㅋ
Commented by Damon at 2007/08/27 04:57
fantastic/ 좋아 죽겠어요. 앞으로 저희집에 오시는 분들은 저 자세와 똑같이 누워서 팬티 차림으로 사진찍으셔야 합니다. 킬킬. 그나저나 실시간 덧글이라니 정말 야밤중에 대화하는 기분. :-D
Commented by fantastic at 2007/08/27 05:06
하하 그러네요. ㅋㅋ 아 핑크색은 아니지만 비슷한 삘의 AA 빤츄를 준비해 가겠어요 ㅎㅎ
Commented by Damon at 2007/08/27 05:08
fantastic/ 상상하고 있음.
Commented by sang at 2007/08/27 06:01
제겐 시계태엽오렌지 포스터가 최고~
<불사리노>포스터는.. +_+ 알랭들롱을 두고 아버지께서 "이만한 미남은 어디에도 없어"라시던 걸 영화 몇편보니 알겠더라구요. (사람인가 싶었다는)

불란서 꼭 가봐야겠어요. 어제 카페찾아 길 헤매다가 대여섯번은 지나친것 같은데(길치) 밖에 앉아계시던 분이 주인이신가봐요. 얼굴이 약간 낯이 익던데. 예약은 해야겠죠?

푹신소파! 소파가 없어서 주말에 소설읽을 때는 카페를 찾아다닐까 해요-카페에도 소파는 잘 없지만..

연애는-혹 그만큼 멋진 상대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
Commented by something at 2007/08/27 08:04
우리집 푹신 소파는 모양이 완전 일그러져버렸어요.
처치 곤란한 대형 방석... 흑.
Commented by 헤헤 at 2007/08/27 09:49
저기...불란서의 음식은 몇사람이 먹으면 6만원정도 나오는건가요? 가보고 싶은 마음에 질문합니다 ^^
Commented by 마쉬멜로우 at 2007/08/27 10:26
오전 10시 반에 이렇게 심하게 음식이 동하다니. =.=
Commented by 니야 at 2007/08/27 10:27
모아서 DVD 감상회 열어주세요- 와인하고 파티큐브 치즈 들고 갈테니까. 그나저나 저는 그루브 포스터에서 눈을 못떼겠어요.
Commented at 2007/08/27 11:1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7/08/27 11:2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ryan at 2007/08/27 12:08
lost in translation -_-b
Commented at 2007/08/27 13:1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rem at 2007/08/27 20:43
덩달아 소파, 질러버렸습니다 --;
Commented by 피린 at 2007/08/27 22:13
데이먼님은 이베이 중독이신거 같다능.. 트랜스포머에서 이베이 얘기가 나올때 데이먼님이 생각날 정도였다능.. ;

로스트 인 트렌슬레이션에서 영화의 거의 처음 장면에 나오는 스칼렛 요한슨의 쓸쓸한 엉덩이씬 저도 정말 좋아합니다. 무척 와닿았던 장면이죠. 그 어떤 잡다한 말보다 그 어떤 장면보다 영화의 느낌과 주제를 은근하면서도 명쾌하게 전달하는 멋진 장면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Commented by Damon at 2007/08/28 01:12
sang/ 알랭들롱은 미남이지만 제 취향은 역시 벨몽도. 금토라면 불란서는 예약을 해두시는게 좋을겁니다. 연애는-혹 그만큼 멋진 상대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절대 아니죠. 전 멋진 상대 안바란다니까요. :-D

인랜드는 정말 재밌게 봤어요. 언제 한번 글을 써봐야죠.

something/ 제 소파도 그리될까 무서워요.

헤헤/ 두명이서 배터지게 먹었더니 저리 나오더군요.

마쉬멜로우/ 그럴땐 먹는게 약.

니야/ 언제 한번 합시다. 그루브 포스터는, 사실 저중 하나만 가지라면 그루브 포스터를 갖겠어요 저도. 올겨울엔 꼭 저 주황색 패딩잠바를 사고 말겁니다.

비공개/ 거기 맛은 좀 별로였던것 같았는데. 저야 잘 지내죠. 돈도 팍팍쓰고 나이 팍팍들고 스트레스 팍팍늘어가며, 아주 잘, 지내요. 으허엉.

ryan/ -_-b

비공개2/ 아. 스카 안가본지 정말 오래됐습니다. 한 2년은 된것 같아요. 그나저나 저 컨셉으로 사진하나 찍어 올려주세요. :-D

rem/ go! sista!

피린/ 중독을 넘어서 생활의 기쁨이 되어버렸죠. 이런.....

스칼렛 요한슨의 사랑스런 똥배와 엉덩이로부터, 저는 이 영화에 완전히 코가 꿰더라고요.
Commented by felix at 2007/08/28 01:28
지금 도쿄에 와있는데 본국의 muji는 정말 천국이네요. 다 들고가고 싶어요, 흑.
Commented by Damon at 2007/08/29 01:43
아아. 본국의 무지는 천국이고, 심지어 홍콩의 무지도 천국의 가장자리인데 한국의 무지만.....
Commented by danielle at 2007/08/29 01:51
저 탐스런 소파는! 만지작대다 돌아섰던 기억이 어흑.
LIT 포스터 아름다워요. 어흑.

데이먼님은 지름신
Commented by quiete at 2007/08/29 02:12
한국의 무지는 구려요.

사진 찍으려고 보니까 딱 저 느낌의 컬러와 재질을 가진 팬티가 없다는 거. 도라에몽은 안될까요. 호잇-
Commented by brolly at 2007/08/29 13:02
그런데 저 메뉴에 6만원이면 소박한 불란서 밥집으로는 조금 비싼 게 아닐까요? 물론 제가 맛보지 못했으니 비교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만.; 삼청동에도 소박한 프랑스 밥집을 자처하는 집이 있다는데 점심 코스요리 3만원이래요. 디저트는 단연코 크렘브륄레로! :D
Commented by quiete at 2007/08/29 17:49
아까 점심때 불란서에 가서 런치를 시키고 30분쯤 기다렸는데 서버가 오더니 갑자기 주방장이 다쳐서 응급실에 실려갔다고 하더군요. 점심시간을 침만 꼴깍 삼키면서 날려버렸다는. 런치는 팔구천원 이더군요.
Commented by 익명2 at 2007/08/30 22:48
사실 무지 제품은 일본 취향의 얇고 부서질것 같고, 한국의 사이즈 감각으로는 너무 작은 제품들이라고 생각하는데... 뭐든지 비싸게 들여오는 가격정책 덕에, 매력이 사라진 브랜드죠.

...

이건 다른 얘긴데, 여기 들어오시는 분들의 연령대가 궁금해요. 제 예상은 20대-20중후반 인데 아니신 분들 손좀 들어주세요~
Commented by 그린슈라킹 at 2007/08/30 23:03
저욤. 전 30대 중후반이예욤.
Commented by 그린슈라킹 at 2007/08/30 23:04
익명 투님은 비로긴이라 어떤 분이신지 블로그라도 있음 링크해서 다른글도 읽어보고 싶은 매력이 드는 분이시네욤.
Commented by Damon at 2007/08/31 00:18
danielle/ 아주 편안합니다. 한번 앉으면 일어날 생각이 안들어요.

quiete/ 당연히 좋죠. 도라에몽. 이히. 그나저나 훈남 주방장 오빠가 다치다니. 머리에 꽃꽂고 병문안이라도 가야할지...

brolly/ 하도 별것없이 비싼 프렌치 레스토랑들에 당해온터라 이정도면 정말 양호한 가격이라는 착각이 드는것도 같아요. :-(

익명2/ 네. 바로 그 가격정책.....

그린슈라킹/ 오오. 그러셨군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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